항공사들이 오버부킹을 하는 이유

걸스데이 출신 가수 겸 배우 혜리님이 당한 항공사의 갑질에 대한 내용이 크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델타항공의 오버부킹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오버부킹이 무엇이고, 항공사들이 오버부킹을 하는 이유와 대처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버부킹이란?

오버부킹은 항공사에서 좌석수보다 많이 에약을 받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항공기의 좌석이 100석인데 약 5~10개의 좌석을 더 예약을 받는것입니다. 항공사의 입장에서 보면, 탑승률이 떨어질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에 노쇼 또는 예약 취소 등이 발생할 것을 감안해서 항공권을 더 판매합니다.


걸스데이 혜리도 오버부킹?

혜리님과 같이 구매한 좌석이 다운그레이드 되는 경우는 오버부킹이거나 기체 다운그레이드 두가지 입니다. 혜리님의 경우에는 기체변경으로 인한 좌석 다운그레이드 케이스입니다. 기존에 혜리님께서 탑승 할 예정이었던 기종의 일등석(델타원)은 36개였지만, 변경된 기종은 26개뿐입니다. 그래서 일등석에 탑승 예정이었던 10명이 강제로 다운그레이드 되었고, 그 중 혜리님과 지인분이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혜리님이 겪은 상황은 flightstats.com에서 제공하는 운항정보를 보면 어느정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혜리님은 오버부킹으로 인한 좌석 다운그레이드가 아닌, 기종변경에 의한 좌석 다운그레이드 입니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말한 ‘안전한 운항을 위한 작은 기종 교체’는 좀 말이 안되는 변명인거 같습니다. 아래 차트는 flightstats.com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미국 서부 현지시간으로 8월 30일 오전 7:54분에 N177DN에서 N184DN으로 항공기 변경이 있었습니다. 두 항공기는 모두 델타에서 운영중인 B767-300ER 기종으로 총 4가지 타입의 좌석배치가 있습니다.

델타항공 항공기 변경 고지

기존에 배치된 N177DN은 36개의 일등석을 포함한 총 211개의 좌석이고, 교체된 N184DN은 26개의 일등석을 포함한 총 226개의 좌석이 있습니다. 오히려 좌석수는 더 늘어난 것이죠. 즉, 같은기종에 좌석배치가 달라지면서 일등석이 줄어들고 이코노미석이 늘어난 것입니다.

델타항공 해명처럼 안전한 운항을 위한 것이었다면, 혜리님이 탑승 예정이었던 N177DN이 어떤 문제가 있어서 스케쥴에서 빠졌어야 앞뒤 맥락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당일 항공일지를 살펴보면 최초 배치되었던 N177DN은 동일 오전 10:14에 뉴욕으로 정상운항 후 저녁에 다시 LA로 돌아왔습니다. 즉, 비행기에는 안전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것이죠.

n1777dn 운항


보통 이런 상황은 다른 항공편에 배치되어 있던 비행기가 어떠한 이유로 인해 스케줄에서 빠지게 되고, 빠진 스케줄을 다른 비행기로 채워야 할 경우 종종 발생합니다. 즉, 델타항공의 스케줄에 어떤 변화가 생겼고, 그로인해 기존에 배치되었던 비행기가 일부 변경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대로된 설명도 듣지 못하고 이코노미석에 탑승한 혜리님의 기분이 얼마나 안좋았을지 충분히 이해가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런 구설수에 계속 오르내리는 델타항공에 또 한번 실망하게 됩니다.


항공사들이 오버부킹을 하는 이유

앞서 언급했듯이 오버부킹은 노쇼나 항공권 취소 등으로 인해서 발생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예약을 정원보다 많이 받습니다. 즉, 항공사의 이익을 위해서 그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들로 하여금 좌석을 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하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항공사를 포함하여 전 세계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버부킹으로 정원이 초과했을 경우

오버부킹으로 정원이 초과했을 경우, 먼저 대부분의 항공사는 자발적으로 양보할 승객을 위해 현금, 숙박권, 마일리지 제공 등 다양한 보상을 제공합니다. 과거 유나이티드 항공의 오버부킹 사건1이후 델타항공의 경우에는 자리를 양보하는 승객에게는 최대 $2000까지 현장에서 바로 보상해줍니다.

만약 오버부킹 된 클래스보다 상위 클래스에 자리가 있을 경우에는 좌석등급을 업그레이드 해주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대한항공의 일반석이 오버부킹 상태인데 한 단계 높은 클래스인 프레스티지석에 자리가 있다면 일정한 규정2에 따라 좌석 업그레이드를 해줍니다.

이와는 반대로 혜리님의 경우처럼 좌석이 다운그레이드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비즈니스 클래스가 오버부킹 상태인데 이코노미 클래스에는 자리가 있을경우, 항공사의 지목을 당한 승객은 다음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이코노미석으로 다운그레이드 해야 합니다. 만약 이코노미석을 이용할 경우, 보통 항공권 차액3 플러스 약 $200의 보상금을 지급해줍니다.


오버부킹시 선택될 확률이 높은 승객

만약 아무도 양보를 원하지 않는다면 항공사의 규정에 따라 인원을 선정합니다. 일반적으로 오버부킹에서 선정될 확률이 높은 승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체크인을 늦게 한 승객
  • 저가의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
  • 자사 항공사 회원이 아닌 승객
  • 자사 항공사 회원이지만 등급이 낮은 승객
  • 혼자 탑승한 승객


오버부킹으로 탑승이 불가능할 경우

오버부킹으로 인해서 발생한 모든 귀책 사유는 항공사측에 있기 때문에 탑승 불가자에게도 오버부킹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줘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은 대체비행기에 대한 좌석 업그레이드, 식사 및 호텔제공 등의 보상을 제공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6년 국토부에서 제정한 ‘항공교통이용자 보호기준’에 따라서 오버부킹으로 인한 대체편 제공 및 운항시간에 따른 배상금을 차등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또한 오버부킹으로 인해서 피해를 입었다면 해당 항공사에 통보할 수 있으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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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발생한 오버부킹(정확히 말하자면 데드헤딩)으로 4명의 승객이 내려야 했는데, 아무도 지원하지 않아서 4명을 강제로 하기 시켰습니다.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승객의 코가 부러지고 앞니 2개가 뽑히는 부상을 당합니다. 다친 승객이 베트남계 미국인이어서 인종차별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유나이티드 항공의 이미지가 개똥이 되었던 사건입니다. ↩︎
  2. 일반적으로 해당 클래스의 가장 비싼 항공권 소지승객, 자사 항공사의 회원 등급, 마일리지 보유액 등을 기준으로 합니다. ↩︎
  3. 본인이 구매한 항공권 가격 – 다운그레이드 된 클래스의 가장 비싼 항공권 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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